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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경제국 정수희 기자 |
[CWN 정수희 기자] 홀몸 어르신 등 1인 가구가 늘고 고립·은둔하는 청년과 청소년도 많아지면서 사회적으로 마음 건강에 대한 인식이 커지고 있다. 사각지대에서 홀로 삶의 무게를 견뎌야 하는 중·장년 등에 대한 돌봄의 손길도 필요하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그동안 일부 국한됐던 정부 사업들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정부는 이달부터 '전 국민 마음 투자 지원사업'을 본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난 2022년 5월부터 19~34세 청년을 대상으로 '청년 마음 건강 지원사업'이 시행되고 있었는데 전 국민이 전문 심리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확대키로 한 것이다.
그런데 지원 대상이나 방식, 절차에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대상은 △상담복지센터 등에서 심리상담이 필요하다고 의뢰서를 발급받은 사람 △의료기관에서 진단서 또는 소견서를 발급받은 사람 △국가건강검진에서 중간 정도 이상의 우울이 확인된 사람 △자립 준비 청년 및 보호 연장 아동 △동네의원 마음 건강 돌봄 연계 시범 사업을 통해 의뢰된 사람이다.
심리상담 서비스 유형은 제공자의 전문성과 역량에 따라 1급과 2급으로 나뉘고 비용 또한 유형에 따라 다르며 본인 부담금도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 부과된다.
지원 희망자는 구비서류를 갖추고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서비스 유형을 선택하고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게다가 시군구(보건소)에서 지원 대상자로 결정·통지를 받아야 일대일 대면 상담을 1회당 최소 50분 이상 총 8회를 제공받을 수 있는 바우처를 발급받을 수 있다. 바우처는 발급일로부터 4개월(120일) 이내 사용해야 한다.
마음이 아픈 사람은 이불을 박차고 일어날 의지조차 들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신청 절차부터 복잡하고 낙인효과까지 우려돼 실효성 떨어지는, 허울만 좋은 정책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나마 '일상 돌봄 서비스'는 나아 보인다. 질병이나 부상, 고립 등으로 혼자 일상생활을 해나가기 어렵거나 가족, 친지 등으로부터 돌봄을 받기 어려운 19~64세 청·중장년은 물론이고 돌봄이 필요한 가족을 돌보며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13~19세 가족 돌봄 청년에게도 소득과 상관없이 맞춤형 돌봄 서비스를 지원하는 내용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돌봄이 필요한 중장년과 가족을 돌보는 청년만 지원 대상이었는데 올해부터 자립 준비 청년과 고립·은둔 청년을 포함해 돌봄이 필요한 청년까지 확대됐다.
서울에서는 성동구, 성북구, 서대문구, 양천구, 영등포구, 서초구, 강동구가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양천구는 이달부터 일상생활에 돌봄이 필요한 청·중장년과 가족 돌봄 청년 누구에게나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재가 돌봄, 병원 동행, 식사 관리, 심리 지원 등 일상 돌봄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돌봄 서비스가 필요한 누구나 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신청할 수 있다.
구는 일상 돌봄 서비스가 그동안 제도적 지원의 사각지대에서 홀로 삶의 무게를 견뎌야 했던 청·중장년층과 가족 돌봄 청년들의 고단한 일상에 쉼표가 되고 함께 짐을 나누는 연대의 손길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이 우리 모두가 삶의 무게를 나눠지고 연대하며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CWN 정수희 기자
jsh@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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