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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2부 최한결 기자 |
[CWN 최한결 기자] ‘건설명가’ DL이앤씨의 새 수장이 된 서영재 신임 대표는 마창민 전 대표에 이은 비(非)전문건설 전문가이자 LG전자 출신인 것을 두고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다.
당초 업계에서는 내부인사 선임을 점쳤으나, 이번에도 이해욱 DL그룹 회장은 ‘LG맨’을 택했다. 특히나 마 전 대표가 지난 3년간 실적 부진 등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상황이었는데도 말이다.
건설사 최고경영자 자리에 건설 현장을 경험하지 않은 인사가 오르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긴 하다. 국내 시공능력평가 상위사를 보면 건축·토목 등 건설 분야 전문가나 30년 이상 회사에 몸담은 내부 출신들이 대표직을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의 ‘LG 바라기’가 ‘혼맥’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이 회장의 아내인 김선혜 씨는 LG그룹의 2대 회장인 고(故) 구자경 명예회장의 외손녀다. 이후 구 명예회장과 구본무 전 회장 2대를 모신 남용 전 LG전자 부회장은 지난 2014년 DL그룹에 고문으로 합류했다. 그로부터 10년간 LG 출신들이 DL그룹과 그룹 계열사 요직에 배치돼왔다.
이같은 ‘비전문가’ 출신들로 인한 성적표가 신통치 않은 게 문제다. 마 전 대표 체제 아래 DL이앤씨의 영업이익은 2021년 6797억원에서 2023년 2218억원으로 하락했다. 부동산 장기침체로 건설업황이 불황이지만 영업이익 감소율로만 놓고 보면 유독 DL이앤씨의 ‘부진’이 눈에 띈다.
최근 DL이앤씨 3년간 영업익 감소율은 별도 기준 평균 67.4%로, 경쟁사인 대우건설(32.6%)·포스코이앤씨(58.4%)·롯데건설(36.9%)을 추월한다. 이로 인해 시공능력 순위도 3위(2022년 기준)에서 1년 만에 6위로 주저앉았다.
국내 1호 종합건설사인 DL이앤씨는 지난 1939년 설립된 뒤 국내 건설산업을 선도해온 기업이다. 주택 분야에서는 ‘e편한세상’과 고급아파트 브랜드인 ‘ACRO’가 있다. 그랬던 DL이앤씨가 예전의 명성을 찾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평가를 받기에 이르렀다.
그 또한 이제 서 신임 대표의 몫이 됐다. 최우선 과제는 물론 실적 회복이다. 이를 위해 DL이앤씨는 이산화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소형모듈원자로(SMR), 수소·암모니아 등 신성장동력 발굴과 신사업 확대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건설업황이 다시 호황기로 돌아올 때를 대비해 영업조직을 재정비하는 등 담금질도 필요한 때다. 옛 대림건설 당시에 떨쳤던 명가 회복을 위해 이러한 과제들을 어떻게 풀어갈지 지켜볼 일이다.
CWN 최한결 기자
hanbest0615@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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