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와 정청래. 동갑내기이자, 더불어민주당을 대표하는 정치인이며, 모두 친이재명계의 핵심 인물이다. 두 사람은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개혁 완수를 당면 과제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된 정치적 목표를 지닌다. 또한 사적인 우정을 넘어서 공적인 자리에서도 서로에 대한 신뢰를 드러내는 동지적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런 두 정치인이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 자리를 놓고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지향점은 유사하지만, 정치적 스타일과 리더십에서는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박찬대는 상대적으로 온건하고 포용적인 태도를 지닌 덕장형 리더라면, 정청래는 강경하고 직설적인 투사형 리더에 가깝다.
박찬대는 부드럽고 비유적인 화법을 구사하며 협력을 통한 팀워크를 강조한다. 반면 정청래는 직설적이고 공격적인 화법에 전투적 이미지가 짙다. 리더십 스타일은 곧 강점의 차이로도 이어진다. 박찬대는 갈등 조율, 현장 소통, 인재 기용, 그리고 협력적 리더십에서 두각을 보이며 안정적인 조직 운영 능력을 갖췄다. 정청래는 반면에 강력한 개혁 추진력, 신속한 결단력, 대중적 카리스마를 강점으로 한다.
둘 사이의 리더십 차이는 마치 삼국지 속 유비와 조조를 떠올리게 한다.
유비는 이상주의자이면서도 현실의 고난 앞에서 백성과 고락을 함께하며 민심을 얻는 데 강점을 보였고, 조조는 결단력과 추진력, 전략적 사고와 강한 리더십의 상징이었다. 박찬대는 최근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수해 복구 현장을 찾는 등 “정치보다 삶이 우선”이라는 메시지를 내세우며 민생 중심의 실용 정치에 방점을 찍었다. 이런 자세는 현실 이익 조율과 갈등 완화가 필요한 시점에 유비형 리더십의 장점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정청래는 “싸움 없는 승리는 없다”, “강한 민주당이 필요하다”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통해 조조형 리더십을 보여준다. 개혁과 변화를 지향하는 시기, 신속한 결단이 요구되는 국면에서는 그의 리더십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이처럼 두 정치인을 비유하자면, 박찬대는 연합과 협력, 설득의 리더인 유비에 가깝고, 정청래는 추진력과 결단의 조조에 가까운 인물이다. 그렇다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해야 할 집권여당의 당대표에게 요구되는 리더십은 무엇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재명 정부 초반의 성공을 위해서는 유비형의 포용과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물론 조조형처럼 개혁을 밀어붙이는 추진력도 필수적이다. 하지만 그것은 꼭 당 대표가 아니더라도, 정부와 국회 내 여러 인사를 통해 보완할 수 있는 기능이다.
즉, 초반 정국 운영의 안정성과 협치를 중시해야 하는 상황에서 당 대표는 유연성과 실용주의를 겸비한 통합형 리더십, 곧 유비형 리더십을 갖춘 인물이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청래가 훌륭한 조조라면, 박찬대는 유사 이재명 정부에 반드시 필요한 유비이다.
덧붙이자면, 이재명 대통령의 리더십은 유비보다는 조조에 가깝다고 평가할 수 있다. 조조 리더십이 두 명 겹치는 경우, 시너지보다는 충돌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오히려 유비와 조조가 협력하는 모델이야말로 강력한 대통령제 정부에서 가장 이상적인 동반자 구조다.
필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조합은 이재명 대통령(조조형)을 중심으로, 박찬대(유비형)가 당을 통합하고, 김민석(제갈량형)이 전략과 실무를 설계하는 정당·정부 구조이다. 이러한 조화로운 구성이 실현된다면, 국민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강력하면서도 따뜻한 '국민 주권 정부'가 가능할 것이다.
박찬대와 정청래, 두 사람 모두 민주당에 필요한 훌륭한 정치인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집권 1년 차'라는 민감한 시기에 당 대표로 더 적합한 인물을 꼽자면, 안정과 협치, 국민 통합을 리드할 박찬대의 리더십이 분명한 비교우위에 있다.
따라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다시 묻는다면, 집권 1년 차 민주당 당 대표로 누가 적합한가? 그 답은 박찬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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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기 전 한국공인노무사회 회장
전)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실행위원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한국스카우트연맹 중앙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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