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조 KDDX 사업서 맞대결…13년 장기전에 업계 주목

[CWN 김정후 기자] ‘방위산업 명가’ 자리를 두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경쟁이 서로의 본업에 진출하는 등 심화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군용 잠수함 개발에 힘을 싣는다. 지난 21일 영국의 방위산업 기업 ‘밥콕’과 수출형 잠수함 개발에 나선 것이 그 일환이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000톤(t) 이하 수출형 잠수함 개발에 착수한 바 있다. 밥콕은 이 잠수함에 검증된 무기 취급 및 발사 시스템(WHLS)을 장착할 예정이다.
HD현대중공업은 이를 통해 첨단 잠수함 플랫폼으로 미래 글로벌 잠수함 시장에서 기술적 우위를 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의 주력 사업은 정조대왕함을 비롯한 수상함이다. 해외에선 페루 호위함 수주전을 준비 중이며 이미 필리핀에 호위함 2척, 초계함 2척, 원해경비함 6척을 수주한 바 있다. 이에 더해 군용 잠수함에도 손을 뻗고 있는 것이다.
본래 군용 잠수함 주력 회사는 한화그룹에 인수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다. 한화오션은 도산안창호급에서 한 단계 진보한 ‘KSS-III Batch-II’을 건조하며 그 명맥을 이어가려 한다. 이와 함께 폴란드 정부가 추진하는 잠수함 사업에도 참여하는 등 해외 수주에도 나선다. 업계에 따르면 이 한화오션이 수상함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화오션은 해군협회에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에 대한 연구를 의뢰하고 결과발표회를 가지는 등 수상함 전반에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앞서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을 밀어내고 울산급 배치3(Batch-Ⅲ) 5∼6번함 건조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울산급 배치3는 구형 호위함(FF)과 초계함(PCC)을 대체하는 최신예 호위함 건조사업이다.
양사는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건조 사업에서도 맞붙는다. 이는 오는 2030년까지 6000t급 차세대 주력 함정 6척을 구축하는 사업으로 개발비 1조8000억원과 건조비 6조원 등이 투입된다. 지난 2012년 대우조선해양이 개념설계를 진행한데 이어 2020년 HD현대중공업이 기본 설계 계약을 맺었다.
사업 진행 상황은 수상함이 본업이던 HD현대중공업이 도전장을 내민 한화오션을 방어하는 모양새다. 최태복 HD현대중공업 대표는 3년간 수행한 기본 설계를 성공적으로 납품했으며 방사청·해군에게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한화오션도 최근 10년간 방사청이 주관한 해군 함정 사업 입찰 9건 중 5건에서 기술력 평가 점수가 우세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KDDX 사업의 입찰 결과는 올해 안에 드러날 예정이다. 지난 2012년 ‘국방개혁 기본계획(2012-2030)’이 발표된 이후로 13년을 이어온 장기전의 결실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CWN 김정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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