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선박 증가, 국내산 고품질 후판에 유리

[CWN 김정후 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중국산 조선용 후판의 물량 공세에 친환경 철강재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조선업계 호황으로 지난해 조선용 후판의 수입 물량은 전년대비 17.7% 오른 199만톤(t)을 기록했다. 이 중 중국산이 56.4%로 전년대비 73.3% 증가한 112만3000t이었다. 중국산 후판의 강점은 가격에 있다. 현재 중국산은 t당 약 82만원, 국내산은 t당 약 106만원으로 20만원 가량 차이가 난다.
이 같은 중국의 물량공세에 국내 철강업계는 지난해 원자잿값 상승에도 후판 가격을 내렸으나 조선·자동차업계와 가격 재협상에 나선다. 이와 함께 해상풍력용 철강재 등 고부가가치 품목에 집중한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풍력 용량은 오는 2030년에는 228기가와트(GW), 2050년에는 1000GW까지 커질 것으로 예측돼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에 포스코의 포항 광양제철공장과 현대제철의 울산2공장은 노르웨이 선급협회로부터 신재생에너지 공장 인증을 받는 등 대비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가 인증받은 ‘EN-S355’ 후판은 풍력용 유럽 표준규격을 만족하면서 가장 두꺼운 120mm 두께에서 항복강도 355메가파스칼(MPa)을 유지한다.
현대제철은 국내 최대 해상풍력 단지인 제주 한림해상풍력단지에 하부구조물용 강관을 공급한다. 이와 함께 현대스틸산업의 해상풍력 전용설치선 ‘현대프론티어호’에 690Mpa급 대형 강관 공급을 완료했다. 또 대만 TPC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하부구조물 강관을 공급하는 등 수출에도 힘쓰고 있다.
업계에서는 조선업계의 ‘친환경 기조’가 철강업계에 희소식이 되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 중공업·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 등 국내 주요 조선사들은 액화천연가스(LNG)·암모니아 등 친환경 선박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극저온에서 견뎌야 하는 LNG선은 일반 선박 대비 강도가 높은 후판이 필요하다. 국내산 후판은 중국산 대비 강도와 안정성에서 경쟁력을 가진다.
실제로 현대제철의 니켈 9% 후판은 LNG 연료 저장에 필수적인 영하 165도 이하 환경에서도 충격 내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수한 용접 성능에 LNG 저장시설 소재로 활용되기도 한다. 이 LNG용 후판의 열처리 과정은 보통 일반 후판 대비 약 7배의 생산 시간이 소요된다. 또 표면 상태가 중요한 LNG 탱크용 후판 특성상 흠집이 없도록 제조되고 있다.
철강업계는 LNG용 후판에 계속해서 힘을 실을 예정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한국 조선 산업이 LNG선박 시장에서 더욱 강력한 입지를 확립할 수 있도록 든든한 지원자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CWN 김정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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