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무죄 판결 후 곧바로 해외 일정 나서며 광폭 행보

[CWN 지난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해 첫 해외 현장 경영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강조해 주목된다.
올해 첫 해외 일정에 나선 이재용 회장은 지난 9일 말레이시아를 방문했다. 삼성SDI의 현지 생산법인을 방문한 이 회장은 “어렵다고 위축되지 말고 담대하게 투자해야 한다”면서 “단기 실적에 일희일비하지 말자”고 밝혔다. 그는 “과감한 도전으로 변화를 주도하자”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확고한 경쟁력을 확보하자”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삼성이 지난해 업황 부진 등을 겪으며 어려웠던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도전과 변화를 강조하며 투자를 강조한 이 회장의 발언은 적극적인 투자를 염두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삼성이 미래 먹거리를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설지 기대된다.
지난해 삼성은 주력인 반도체 사업에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유망 산업으로 꼽히던 전기차 배터리 업황도 둔화하면서 실적이 부진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를 애플에 내주는 등 고전했다.
그간 이 회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등에 대한 재판으로 적극적인 경영 활동에 제약을 받았다. 해당 재판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자, 이 회장은 해외 현장 경영에 나서면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회장은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다음 날인 지난 6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로 출국했다.
UAE를 비롯한 중동은 삼성의 핵심 투자처로 꼽힌다. 이 회장은 중동에서 비공개 일정을 소화했다. 업계에선 이 회장이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초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국가에서 사업 기회를 모색했을 것으로 추측한다. 특히 6G(6세대) 등 차세대 통신망과 첨단 IT 시스템 구축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새해 첫 국내 경영 행보로 서울 서초구 소재의 삼성리서치를 방문하기도 했다. 삼성리서치는 삼성의 글로벌 R&D(연구개발) 허브로서 △차세대 네트워크 통신기술 △AI(인공지능) △로봇 △헬스케어 등 최첨단 분야의 미래 기술을 연구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당시 이 회장은 “새로운 기술 확보에 우리 생존과 미래가 달려있다. 어려울 때일수록 선제적 R&D와 흔들림 없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해외 일정에서 중동 방문 이후 말레이시아로 향한 행보도 주목받는다. 말레이시아는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삼성SDI의 첫 해외법인이 있는 곳이다. 말레이시아 스름반에서 1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삼성SDI는 지난 2022년부터 1조7000억원을 투자해 2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 회장은 삼성SDI 공장 방문 이후 말레이시아 최대 도시인 수도 쿠알라룸푸르도 방문했다. 이곳엔 삼성전자와 말레이시아 유통기업 센헹이 함께 만든 동남아 최대 매장이 있다. 현지에서 이 회장은 ‘갤럭시 S24’ 등 삼성의 전략 IT 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직접 살펴봤다.
말레이시아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 1위 국가로 동남아 시장에서 중요한 지역으로 꼽힌다. 이 회장은 직접 말레이시아 현지 분위기를 살피면서, 지난해 애플에 빼앗긴 세계 1위 자리를 탈환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CWN 지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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