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이마트·이마트24도 AI 상품추천 서비스 등
쿠팡은 CS에 AI 활용, 티몬은 AI 적용 개인화 광고

[CWN 정수희 기자]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발간한 '2024 유통산업 백서'를 보면 올해 유통업계 화두는 단연 인공지능(AI)이다. 실제로 AI를 활용해 업무 효율성 제고는 물론 미래 먹거리 발굴을 꾀하려는 업계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직접 AI 활용을 주도하고 있다. 신 회장은 올 상반기 VCM(옛 사장단회의)에서 "AI를 단순히 업무 효율화 수단으로 생각하지 말고 혁신의 관점에서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여겨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신년사에서도 "이미 확보된 AI 기술을 활용해 업무 전반에 AI 수용성을 높이고 생성형 AI를 비롯한 다양한 부문에 기술 투자를 강화해 줄 것"을 주문한 바 있다.
실제 롯데그룹은 AI 사업 컨트롤타워 조직을 본격 가동하며 변화와 혁신에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노준형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 실장(부사장) 산하에 현종도 상무를 팀장으로 하는 AI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이다. 업계에선 노 부사장과 현 상무 모두 롯데정보통신 출신으로 이들을 지주사로 영입해 온 만큼 AI를 비롯한 IT·DT(디지털전환) 전략을 중심으로 미래 성장을 가속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롯데쇼핑은 생성형 AI를 도입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9월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롯데쇼핑이 보유한 온오프라인 유통 노하우와 고객 구매 데이터에 업스테이지의 AI 기술력을 결합해 고객 맞춤형 마케팅과 AI 기반 고객 상담 등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AI를 활용한 수요 예측 기반의 자동 발주 시스템도 개발해 롯데쇼핑 내 유통 프로세스 전반의 효율성을 높여나갈 예정이다.
롯데온은 AI를 활용해 개인화된 마케팅 전략을 구현하고 있으며 KT와 손잡고 롯데마트몰 배송 서비스에 AI 운송 플랫폼을 도입했다.

그런가 하면 신세계그룹도 이마트와 이마트 계열사를 중심으로 AI 도입에 적극적이다.
이마트는 할인행사 설계, 상품경쟁력 확보, 상품리뷰, 상품추천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할인행사에 대한 수요 예측 및 효과를 분석하거나 매장마다 최적의 상품을 구비하는 데 AI를 활용한다.
이마트24는 경영주의 업무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AI 상품추천 서비스'를 도입했다. 분석 대상 점포와 유사한 점포를 AI 알고리즘으로 찾고 분석 대상 점포에선 판매하지 않지만 유사 점포에서 판매량이 높은 상품을 추천해 준다. 이마트24는 해당 서비스가 점포의 매출 증대와 함께 경영주들의 점포 운영 및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방증하듯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4개월간 직영점 17개점을 대상으로 AI 상품추천 서비스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AI를 통해 추천받은 상품 중 90%가 완판되고 재발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커머스업계도 발 빠르게 AI를 도입했다.
쿠팡은 고객서비스(CS)에 AI를 활용 중이다. 상담사 연결이 대표적인데 고객이 즉시 상담을 원할 경우 AI가 가장 적합한 상담원을 연결해 주는 것이다. ARS를 통해 오래 대기해야 하는 문제를 해결한 사례다.
티몬은 판매자들을 위해 자사 광고 플랫폼 스마트애드에 '머신러닝 기반 AI'를 적용했다. AI가 사용자들의 행동과 키워드 등 데이터를 분석하고 노출 대상을 선정하는 등 개인화된 광고를 제공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국내 AI 시장 규모를 지난해 2조6123억원에서 오는 2027년 4조4636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AI 산업 인력 수는 전년 대비 20.9% 증가한 5만1425명으로 파악됐다. AI 관련 기업 수도 2021년 1365개, 2022년 1915개에서 지난해 2354개까지 늘었다.
업계에선 AI를 활용한 고도화 서비스를 선보인 기업들의 성공 사례가 하나둘씩 나오면서 이를 적극적으로 도입하자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특히 고물가·고금리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가운데 국내 쇼핑 지형에도 변화가 잇따르면서 기업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고도화된 AI 도입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선 AI를 잘 활용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은 시간이 지날수록 극명한 차이를 보이게 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CWN 정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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