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노조 역대급 실적에 특별성과급 요구…계열사까지 ‘흔들’

[CWN 김정후 기자] 직원들에게 주어지는 성과급으로 인한 불만이 산업계 전체로 일고 있다.
6일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 직원 1700여명이 오는 29일까지 서울 여의도에서 3.5톤(t) 트럭 및 스피커를 이용한 1인 시위에 나선다고 밝혔다. 트럭은 ‘경영 목표 명확하게 성과 보상 공정하게’ 등의 문구가 게재된 채 LG엔솔 본사 일대를 순회하고 있다.
LG엔솔은 지난달 29일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 올해 경영성과급을 기본급의 340∼380%, 전체 평균으로는 362%로 책정했다고 공지했다. 이는 870%였던 전년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든 규모다. 이에 직원들의 반발이 일었다.
쟁점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다. 사측은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올해 성과급을 큰 폭으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직원들은 IRA 보조금을 재무제표상 이익으로 구분해 놓고 성과급 산정 기준에선 제외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LG엔솔은 지난 2일 김동명 사장을 비롯해 주요 경영진들이 참석한 가운데 타운홀 미팅을 열고 성과급을 비롯한 처우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김 사장은 개선안 마련과 더 나은 대우를 약속했으나 불길은 쉽사리 잡히지 않을 전망이다.
LG엔솔 직원들의 불만이 업계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초과이익성과급(OPI) 규모를 발표한 삼성SDI도 전자재료 부문 OPI가 올해 연봉의 18%로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37~39% 수준에서 절반 가량 감소했다. 전지 부문 32%, 본사 28%와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적자를 본 SK온 역시 성과급 지급 여부가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기아에서도 불만이 감지되고 있다. 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최근 ‘특별성과급’을 요구하는 공문을 사측에 보냈다. 지난해 현대차는 매출 162조6636억원, 영업이익 15조1269억원, 기아는 매출 99조8084억원, 영업이익 11조6079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갱신했다. 이에 직원들이 특별성과급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현대차 노조는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한 현대차의 성과는 조합원의 피땀 어린 노력이 밑바탕이 된 결과물”이라며 “눈부신 영업이익에 걸맞은 특별성과급으로 공정분배하라”고 말했다.
기아 노조도 “경영진은 최대 성과의 주체인 3만 조합원에게 책임과 의무를 다하라”며 “역대 최대 성과에 따른 공정한 성과분배를 쟁취하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도 흔들리고 있다. 현대트랜시스·현대로템·현대엠시트·현대비앤지스틸 등 노조도 현대차의 최대 실적에는 모든 그룹사 노동자들의 공로가 있다며 현대차·기아와 동일한 성과금·특별 성과급 지급을 주장했다.
CWN 김정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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