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탑재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성능 경쟁에 변화 예고
지난해 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애플에 내줘 심기일전
삼성이 이끄는 AI폰, 연평균 83% 성장해 점유율 늘듯

[CWN 지난 기자] 삼성전자의 야심작이 전 세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판세를 뒤바꿀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 AI(인공지능)를 탑재하며 애플과 성능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애플에게 스마트폰 1위 자리를 빼앗긴 삼성전자는 ‘AI폰’으로 왕좌를 되찾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삼성전자는 미국 새너제이에서 ‘갤럭시 언팩 2024(Galaxy Unpacked 2024)’ 행사를 열고 ‘갤럭시 S24 시리즈’를 공개했다. 행사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갤럭시 S24 시리즈는 스마트폰 시대를 넘어 새로운 모바일 AI폰의 시대를 열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애플 본사 인근서 신제품 선보인 삼성의 자신감
앞서 업계와 미디어는 이번 신제품 공개 행사가 열린 지역을 놓고 높은 관심을 가졌다. 미국 새너제이는 실리콘밸리의 한가운데로, 행사장은 삼성전자의 경쟁사인 애플 본사에서 약 10㎞(킬로미터) 떨어진 곳으로 알려졌다. 행사장 위치를 통해 삼성전자의 경쟁심이 드러난 셈이다.
삼성전자가 애플을 의식하는 이유는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 있다. 스마트폰 출하량을 기준으로 측정하는 전 세계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전자는 13년간 1위를 지켜왔다. 그러다 지난해 애플이 역전해 1위로 올라서며 시장 판세가 갑작스레 변했다.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지만 브랜드 선호도가 좋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강자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는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선 강세지만, 프리미엄 시장에서 아이폰에 밀린 것이 1위를 빼앗긴 이유로 분석된다. 결국 애플을 넘기 위해선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잡아야 한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잡기 위해 AI 기술을 동원했다. 매번 신제품 기술력을 입증하기 위해 CPU(중앙처리장치)와 카메라 등의 스펙 향상에 집중했던 것과 다른 접근방식이다. 스마트폰에 AI를 탑재하고 관련 앱(APP)을 기본 제공해 성능을 끌어올리는 전략이다.
이번 신제품에 탑재된 기능을 살펴보면, AI에 기반해 서버를 통하지 않고 실시간 통역이 가능하다. 인터넷에 연결하지 않고도 13개 언어를 통역할 수 있는 것. 이는 통화하는 도중에도 가능해서 일상에 큰 변화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AI가 사진을 편집해 주는 갤러리 앱은 사용자에게 맞춤형 편집을 제안해 준다. 특히 생성형 AI를 기반의 ‘생성형 편집’ 기능은 잘려 나간 부분을 알아서 메워주는 편집도 가능하다. 사용자 입장에선 사진 편집을 할 줄 몰라도 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애플에 대항하기 위해 구글과의 협업도 강화했다. 신제품엔 구글과 협업을 거쳐 탄생한 ‘서클 투 서치’ 기능을 최초로 탑재했다. 이는 웹 서핑 중에 화면에 동그라미를 그리면 관련 정보를 곧바로 검색하는 기능이다.

◇삼성은 ‘AI폰’으로 앞서는데…애플은 악재로 주춤
지난해 삼성전자의 언팩 행사는 2월 초에 개최했는데 올해 일정은 약 2주 정도 일찍 열렸다. 그만큼 AI폰을 미리 공개해 애플을 상대로 기선제압에 나서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특히 애플은 아직 AI폰에 뛰어들지 않아 삼성전자가 앞설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갤럭시 언팩 행사 이후 기자간담회를 가진 노태문 사장은 “AI폰이 원점에서 출발해 애플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에 동의한다”면서 “그러한 각오(스마트폰 점유율 1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AI폰에 대한 기대감을 높게 보고 있다. KB증권은 AI폰 시장이 삼성전자 주도로 연평균 83% 성장하고, 향후 4년간 보급률이 10배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의 향후 2년간 AI폰 점유율은 55%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삼성전자가 신제품 출시로 기대를 받는 사이 애플은 주춤하고 있다. 애플워치가 혈액 산소포화도 센서 특허 문제로 수입금지명령을 받으면서 미국 내에서 판매금지 된 것. 올해 들어 애플은 수요 부진과 주가 하락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CWN 지난 기자
qaz@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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