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하루 최대 낙폭..시총 235조원 증발
최상목 부총리 "24시간 모니터링..긴밀 대응" 지시
與 윤상현 의원 "한은, 8월과 10월 각각 0.25%씩 금리 인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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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전 거래일(2776.19)보다 234.64포인트(8.77%) 하락한 2441.55에 장을 마친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779.33)보다 88.05포인트(11.30%) 내린 691.28에 거래를 종료했다. 사진=뉴시스 |
[CWN 주진 기자] 미국에서 시작된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에 국내 증시가 파랗게 질렸다.
코스피가 5일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코스닥도 11% 하락 마감했다. 하락률로는 2008년 10월24일(-10.57%) 이후 16년 만에 최대치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양대 지수가 나란히 8% 이상 급락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장중 사이드카와 서킷 브레이커가 잇따라 발동됐다. 이날 증시에서는 시가총액 235조원이 날아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9월 금리인하 전망에 힘을 실은 데 따른 환호가, 이후 부진한 경제지표와 맞물리면서 경기침체(Recession) 공포로 뒤바뀐 것이다.
경기침체 우려에 장중 미국 나스닥 선물 지수가 급락했고, 일본 증시도 사상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국내증시 낙폭을 키웠다.
전문가들은 이날 증시 폭락의 원인으로 '경기침체(Recession) 공포'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을 지목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이날 오전 금융위원장 주재로 금융리스크 점검회의를 개최했고, 오후에는 금융위-금감원 합동으로 긴급 점검회의를 개최해 시장상황을 점검했다.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오전 금융리스크 점검회의에서 “최근 미국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주요 증시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인 만큼, 주식시장 변동성에 대해서도 면밀히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지난주 후반 들어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 주요 기업 실적 악화, 그간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 등으로 미국 증시가 큰 폭 하락하면서 우리 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으로 조정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중동 지정학적 불안 재확산 등 불확실성도 여전한 만큼 정부·한은은 높은 경계심을 가지고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관계기관 합동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필요시 상황별 대응계획(contingency plan)에 따라 관계기관이 긴밀히 공조해 대응하기로 했다.
정부는 6일 오전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금감원장이 참여하는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를 개최한다.
정치권에서도 정부와 금융당국에 선제적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5일 자신의 SNS 글을 통해 한국은행에 8월과 10월 각각 0.25%씩 기준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 의원은 "우리도 미국처럼 금리 인하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며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결정은 이미 너무 늦었는데, 9월 빅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까지 6주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썼다.
윤 의원은 "이달 22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우리가 선제적으로 0.25% 금리 인하를 하고, 미국 9월 빅스텝 이후 10월 초에 연이어 0.25% 금리 인하를 해야 한다"고 했다.
윤 의원은 "고용이 흔들리며 소비자들의 소득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경기 침체 우려로 증시마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인다면 기업과 소비자, 투자자들의 심리가 냉각되며 미국 경제가 빠르게 추락할 것"이라며 "한국은행도 Fed의 9월 금리 인하 이후에 10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Fed는 금리 인하를 7월에 해야 했는데 적기를 놓치는 정책상 실수를 저질렀다"고 했다.
CWN 주진 기자
jj72@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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