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신제품 출시로 수익성 개선 기대…'탈애플' 과제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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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오픈한 서울 마포구 소재의 '애플 홍대'. 사진=뉴시스 |
[CWN 소미연 기자] 애플의 아성이 무너지고 있다. 미중 갈등이 고조되면서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 점유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고, 미국 정부의 반독점 소송에 이어 유럽연합의 디지털시장법 규정 위반 조사까지 악재가 겹겹이 쌓이고 있다. 반등의 기회를 찾기도 쉽지 않다. 10년간 공들인 애플카 프로젝트는 중단했고, 생성형 AI 경쟁에서도 후발주자다. 이른바 '애플 위기설'이 끊이질 않는 이유다.
문제는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국내 업체는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다. 양사는 각각 폴디드줌 카메라 모듈과 카메라 촬영 시 손떨림을 방지하는 액추에이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애플에 납품하고 있다. 애플의 사업 성적표에 따라 희비가 교차되는 것은 물론 애플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높을수록 미치는 영향은 더 크다.
그만큼 LG이노텍의 고민은 깊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매출 10% 이상을 차지하는 단일 고객'으로부터 올린 매출은 총 16조4028억원으로 전체 매출(20조6053억원)에서 87%를 차지한다. 고객사 이름이 언급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애플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발표된 1분기 실적에서 매출 4조3336억원, 영업이익 1760억원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애플 부진에도 선방했지만 자력이 아닌 고환율 효과로 평가됐다.
LG디스플레이는 적자를 기록했다. 계절적 비수기로 일부 디스플레이 패널 출하량이 감소한 탓이다. 여기에 주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 판매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는데 이견이 없다. 실제 LG디스플레이는 애플 관련 매출이 미반영된 지난해 3분기 적자를 기록한 뒤 매출이 반영된 4분기 흑자로 전환했다. 이후 다시 한 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선 것은 애플의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을 보여준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에서 발표한 '애플의 부품 내재화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의 디스플레이 채택 비중에서 LG디스플레이는 30%를 차지한다. LG디스플레이가 밝힌 지난해 제품별 매출 비중에서도 애플 아이폰 OLED를 포함한 소형 부문이 42%로 가장 높았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1분기 실적에서 매출 5조2530억원, 영업손실 4694억원을 가록했다.
업계의 관심은 애플의 신제품 출시다. 오는 7일 공개될 차세대 아이패드 프로와 9월 출시 예정인 아이폰16 시리즈에 AI 기능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본격적으로 'AI 시대'에 뛰어들면서 올 하반기 삼성전자와 진검승부를 펼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부품 공급사들도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만하다. 다만 애플의 의존도를 낮추는 '탈애플' 과제는 여전히 남았다. 수익 다변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LG이노텍은 속도조절을 택했다. 카메라 모듈 분야를 담당하는 광학솔루션 사업 시설투자 규모를 올해 3830억원으로 책정했다. 전년 대비 80% 가까이 감소한 수치다. 투자 역량은 전장 사업으로 집중하고 있다. 모바일 분야에서 축적한 카메라 모듈 기술을 차량용 카메라와 라이다 등 센싱 제품으로 확대해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용 센싱 솔루션 개발에 나섰다.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도 전장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았다. 올해 대형 OLED 패널 출하량 20% 증대가 목표다. 회사 측은 "OLED 사업 경쟁력과 미래 성장 기반을 강화해 고객 가치 창출과 수익성 확보를 달성할 수 있도록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CWN 소미연 기자
pink2542@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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