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자매 간 의결권 통합 협약, 법적 분쟁 제기될 가능성↑
아워홈 노조, 구지은 지지 의사 밝히며 구미현 부부 성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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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지은 아워홈 전 부회장이 지난 달 31일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재선임에 실패했다.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아워홈 본사 앞 모습. 사진=뉴시스 |
[CWN 조승범 기자] 구지은 아워홈 전 부회장이 사내이사 재선임에 실패했다. 구 전 부회장의 친오빠이자 오너가 2세 장남인 구본성 씨와 장녀인 구미현 씨는 막냇동생인 구 전 부회장을 이사회에서 밀어내며, 남매간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구 전 부회장과 두 언니(미현씨·구명진 씨)들이 맺은 의결권 통합 협약의 법적 효력이 지렛대로 작용, 법적 분쟁이 촉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워홈은 지난달 31일 서울 강서구 마곡 아워홈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본성씨의 장남 구재모 씨를 비롯해 미현씨 남편인 이영렬 씨 등을 아워홈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이로써 3명을 충족시켜야 하는 아워홈 사내이사는 모두 본성씨 주변 인물들로 채워졌고, 재선임에 실패한 구 전 부회장은 3일자로 임기 만료돼 회사를 떠났다.
비상장사인 아워홈 지분은 본성씨가 38.56%, 미현씨가 19.28%를 보유하고 있어 둘의 지분을 합하면 50%를 상회한다. 나머지는 차녀인 명진씨가 19.6%, 구 전 부회장이 20.67%를 보유 중이다. 구 전 부회장을 비롯한 세 자매는 장기간 연합전선을 형성해왔으나, 이번 임시 주총에서 미현씨가 본성씨 편에 서면서 구 전 부회장은 경영권 사수에 실패했다. 구 전 부회장은 임시 주총을 앞두고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는 등 미현씨 설득에 나섰지만 여의치 않았다.
하지만 남매 간 경영권 분쟁의 불씨는 구 전 부회장과 두 언니가 맺은 의결권 통합 협약으로 인해 법적 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앞서 구 전 부회장과 언니들은 힘을 모아 오빠인 본성씨를 이사회에서 퇴출한 바 있다. 당시 이들은 의결권 통합 협약을 맺었는데, 협약의 법적 구속성이 현재까지 유효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021년 세 자매는 보복 운전 논란을 일으킨 본성 씨를 이사회에서 밀어내기 위해 이사 선임, 배당 제안 등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는 의결권 통합 협약을 체결했고, 이는 미현씨가 본성씨와 손을 잡는 과정에서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이와 관련, 미현씨는 지난해 의결권 통합 협약 효력의 종결을 주장했으나, 올해 초 법원은 ‘해당 협약서가 아직 유효하다’는 판결을 내린 뒤 협약을 깬 당사자는 다른 두 자매에게 건당 최대 300억원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고도 했다.
결국 미현씨는 지난 정기 주주총회와 이번 임시주총 때 협약을 어기고 본성씨 편에 서서 의결권을 행사했다. 협약을 이건 정황상 그가 내야 할 위약금은 최대 12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미현씨는 임시주총 전날 주주들에게 대표이사로 취임할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성씨가 아워홈을 사모펀드에 매각해 현금화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미현씨는 대표이사로 취임해 회사 매각을 직접 챙긴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미현씨와 사내이사로 선임된 남편 이씨는 경영 참여 경험이 전무해 향후 아워홈 경영보다는 회사 매각 후 현금화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본성씨를 이사회에서 퇴출시켰던 세 자매 연합이 깨진 이유도 미현씨가 구 전 부회장의 무배당 결정으로 수백억원대 배당금을 받지 못해 갈등을 빚은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한편 아워홈 내부에서는 ‘본성·미현 연합’에 반대하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워홈 노동조합은 구 전 부회장에 힘을 보태는 움직임을 보여 왔다.
최근 한국노총전국 식품산업노동조합연맹 아워홈 노동조합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미현씨 집 앞에서 ‘트럭 시위’를 펼쳐왔다. 당시 노조는 “구 부회장 경영 체제가 유지돼야 한다”며 “경영에 무지한 구미현 씨 부부는 사내이사에서 즉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임시 주총이 열린 당일에도 아워홈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구 전 부회장을 지지하고 미현 씨 부부를 비판하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다. 노조 측은 경영권이 매각되면 직원 처우가 나빠지는 것은 물론 아워홈을 사들인 사모펀드가 수익성 강화를 위해 구조조정 수순을 밟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CWN 조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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