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한화오션 노조 갈등…'맨파워' 산업에 협상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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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전경. 사진=HD현대중공업 |
[CWN 김정후 기자] 조선 3사가 10년 넘게 이어진 불황의 사슬을 끊어냈다.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전략이 글로벌 시장에서 통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기술 격차를 좁혀오는 중국의 추격전, 노조와의 갈등으로 인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1분기 매출 2조3478억원, 영업이익 779억원의 잠정실적을 기록했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 오르고, 영업이익은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삼성중공업과 함께 조선 3사로 불리는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도 모두 1602억원, 52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조선 3사가 모두 흑자를 낸 것은 13년 만이다. 특히 HD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인 HD현대삼호는 전년 동기 대비 223.6% 증가한 1864억원을 올리며 주목을 받았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이후 적자에 시달리던 한화오션은 12분기 만에 흑자 전환을 이뤄냈다.
업계 안팎에서는 10여년 만에 호황기가 찾아왔다는 반응이다. 그간 조선업계는 중국 조선사의 물량공세에 밀려 부진한 실적을 내왔다. 이에 국내 조선사들은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을 타개책으로 삼았다. 액화천연가스(LNG) 선박을 비롯한 친환경 선박과 자율운항 등 스마트 선박의 기술력을 앞세워 올해 1분기 글로벌 선박 수주액 1위를 탈환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아직 안심하기는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 친환경 선박이 시장의 호응을 받은 데에는 최근 들어 증가한 국제 친환경 규제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를 2008년 대비 기존 50%에서 100%로 감축하는 계획을 발표하며 친환경 기조를 강화했다.
국내 조선사들이 기술력을 앞세워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점했으나 언제든지 추격을 허용할 수 있다. 한국과학기술평가원에 따르면 친환경·스마트 선박 등 고부가 선박에서 한국과 중국 간 기술 격차는 2012년 6.8년에서 2020년 1년으로 빠르게 감소하는 추세다. 4년이 흐른 지금 격차는 더 줄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정부 차원에서 기술 개발 지원에 나선다. 산업통상자원부는 6월까지 'K-조선 초격차 기술 로드맵'을, 연말까지 '중소조선소 및 기자재 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각각 마련해 세계 최고의 조선 산업 기술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두 축인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이 노조와 마찰을 빚고 있는 점도 불안 요소다. HD현대 조선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 HD현대삼호 노조는 지난 16일 공동교섭과 성과급 개선을 요구한데 이어 최근 기본급 인상과 정년 연장을 요구하고 나섰다.
갈등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사건도 벌어졌다. HD현대중공업 협력사 사업장에 설치된 보안용 안면인식기가 문제였다. 노조 측에서는 이를 인권 침해로 규정, 안면인식기가 설치되는 대로 무단 철거하고 있다. 회사 측은 직원 동의를 받은 결과 93% 이상이 동의한 상황이라며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한화오션은 대우조선해양 인수 당시 발표했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지급이 논란이다. 노조 측은 지난 2월 기준임금의 300%에 해당하는 RSU를 매출 목표 달성과 무관하게 받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화오션 측은 성과급의 일환이라는 입장이다.
노사 간극은 여전하지만 결국 손을 맞잡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맨파워가 중요한 업계 특성상 회사 측이 노조의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하지 않겠느냐는 기대다. 실제 HD현대중공업의 경우 지난해 임단협 교섭에서 기본급 12만7000원 인상, 격려금 450만원 등을 담은 임금 협상안을 제시해 노조와의 합의를 이끌어낸 바 있다. 당시 회사 측은 "생산 공정 준수가 중요한 회사 상황을 노조와 조합원들이 잘 이해하고 결단을 내려준 것 같다"며 공을 돌렸다.
CWN 김정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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