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역신장·연체율 8.80% 기록해 NPL 해소 필요
공동 절차로 가격 협상력 등 딜 파워 제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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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뉴시스 |
[CWN 권이민수 기자] 저축은행업권이 올해 상반기에만 약 1조원 규모의 부실채권(NPL)을 정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이 상반기 매각을 추진하는 부실채권 규모가 총 1조4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절반은 2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펀드(5100억원)가 차지했다.
당초 저축은행업계는 지난 5일 4600억원 규모로 PF 부실채권 정리를 위한 펀드를 조성했으며 최근 500억원을 추가했다. 이 펀드 운용은 웰컴저축은행 계열사인 웰컴자산운용이 2800억원을, 한국투자저축은행 계열사인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이 2300억원을 각각 맡아 관리한다.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달 저축은행 18곳의 1360억원 규모 개인사업자 및 개인사업자 부실채권에 대한 공동매각 본입찰을 진행했다. 우리·키움·하나F&I 등 NPL 투자 전문회사들이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매수·매도 계약을 개별적으로 하다 보니 시간이 소요된다"며 "6월 중 완료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번 매각은 지난해 12월 1000억원대 저축은행 NPL 공동매각 이후 두번째 공동매각이다. 당시 첫 공동매각은 개인사업자는 제외한 저축은행 12곳의 개인무담보 NPL만 진행됐으며, 본입찰에는 우리금융F&I가 참여했다.
저축은행들이 연이어 NPL 공동매각에 나서는 이유는 저축은행은 시중은행에 비해 비교적 매각 규모가 작아 낙찰률이나 가격 협상력 등에서 불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각 저축은행의 NPL을 모아 저축은행중앙회를 중심으로 한꺼번에 매각하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는 올해 1분기 역신장을 기록하는 등 불황기를 지나는 중이라 NPL 정리가 속히 필요한 상태다. 2분기에도 고금리 상황이 지속될 예정이라 여전히 전망은 어둡다.
저축은행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64억2900만원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됐다. 수익성 악화로 내달 31일부터 서울시 강남구 청담지점 폐쇄를 공지한 바 있다.
OK저축은행도 순이익이 376억원에서 149억 원으로, 한국투자저축은행은 137억원에서 68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페퍼저축은행은 1분기 적자 규모가 지난해 253억원에서 올해 379억원으로 확대됐다.
저축은행 업계 연체율도 크게 오르는 중이다. 저축은행 업권의 1분기 말 연체율은 8.80%로 지난해 말 6.55% 대비 2.25%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도 저축은행 NPL은 시장에서 외면 받았다. 개인 무담보 NPL에 이어 개인사업자대출 NPL에 대한 매각 통로가 확대됐지만 입찰 때마다 1000억원대 NPL을 쏟아내는 은행권에 비교해 저축은행은 많아야 100억원 정도로 규모가 현저히 작았기 때문이다.
매입이나 관리 절차 등을 고려할 때 규모가 클수록 낙찰이나 딜에 유리했다.
또 저축은행 NPL은 규모뿐 아니라 손이 많이 가는 채권이라는 점도 큰 단점이 됐다. 규모가 작아 수익을 내기도 쉽지 않은데 담보부 NPL이 대부분인 은행권과 달리 무담보 NPL이 대부분이라 가격을 책정하기가 어렵고, 리스크 관리도 어렵기 때문이었다.
저축은행 입장에서도 관련 행정 절차 등에 익숙하지 않아 시장을 통해 NPL을 매각하기가 쉽지 않았다. 매 분기마다 NPL을 모아 정례적으로 매각을 진행해 왔던 은행권과 달리 저축은행은 대부회사에 비정기적으로 NPL을 매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저축은행중앙회는 각 저축은행들의 NPL을 모아서 공동 절차로 매각하는 방식을 통해 가격 협상력 등 딜 파워를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개별 저축은행들의 NPL 매각 규모가 은행에 비해 크지 않기 때문에 공동으로 NPL을 매각해 가격 협상력 및 낙찰률 등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다.
6월중 두 번째 공동매각이 계획대로 마무리되면, 세 번째 공동매각이 진행될 가능성도 높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추가적인 공동매각은 현재 시점으로 아직 계획 없다"면서도 "채권 매각은 늘상 하는 것이고 필요하면 추가할 것으로 보여 추가적인 공동매각이 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CWN 권이민수 기자
minsoo@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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