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올해 흑자' 자신…재고·AMPC·신규차에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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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왼쪽)과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 사진=뉴시스 |
[CWN 김정후 기자] SK온이 올해 1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하며 2년여 간의 보릿고개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사업 재정비에 나서는 등 불안한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SK온은 우선 고객사의 재고 조정 완료와 세액공제(AMPC) 증가, 고객사 신차 출시 등에 힘입어 하반기 흑자 전환은 반드시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 매출액 18조8551억원, 영업이익 6247억원을 달성했다. 배터리 부문 자회사인 SK온은 매출액 1조6836억원, 영업손실 3315억원을 기록하며 9개 분기 연속 적자라는 수렁에 빠졌다.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는 윤활유 부문 자회사 SK엔무브가 같은 분기 벌어들인 2204억원이 배터리 사업으로 빠져나가는 셈이다.
앞서 SK온은 올해 안에 흑자 전환을 이룰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또 2026년 말에는 기업공개(IPO)를 예고했다. 하지만 9분기째 부진이 이어지자 목표 달성에 '불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정기주주총회에서는 배터리 사업 부진에 성토하는 주주들의 아우성이 빗발쳤다. 같은 자리에서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SK이노베이션 관점에서 보면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시점에 상장해야 한다"고 상장이 늦춰질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에 더해 SK가 그룹 차원에서 사업 재정비에 나선 점도 우려를 더한다. 최창원 수펙스 의장은 지난해 연말 단행된 정기 임원인사에서 선임된 후 그룹 내 사업 재편에 착수했다. 수익성이 부진한 사업부터 먼저 정리한다면 몇 년째 적자가 계속되는 SK온에 칼날을 대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여기에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직접 계열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포트폴리오 점검에 나섰음을 알리기도 했다.
또 최근에는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이 주재하는 직원 대상 타운홀 미팅이 열렸다. 최 수석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다양한 사업 역량을 단단히 갖출 것"을 주문했다. 이어지는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정체) 속에 직원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마련된 자리지만 오너 일가가 연이어 등판했다는 '우연'이 겹치면서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SK온은 여전히 '올해 안으로 흑자 달성'을 자신하고 있다. 이번 컨퍼런스콜에서 근거로 제시한 것은 누적수주잔고다. SK온에 따르면 배터리 사업은 출범 이후 2년 만에 180조원 규모 물량을 추가 수주해 누적수주잔고가 400조원을 돌파했다. 또 고객사의 재고 축적 수요 및 현재 진행 중인 라인 운영 최적화 등을 통해 점진적으로 출하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 증가할 AMPC 규모도 흑자 전환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 중이다. 김경훈 SK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1분기에는 재고 소진 효과로 예상보다 낮은 미국 판매가 이뤄져 AMPC 수익이 385억원에 그쳤다"며 "2분기부터 미국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규모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온 배터리를 탑재한 신차 출시 계획에도 희망을 걸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만 현대자동차·포드·아우디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신규 전기차가 출시돼 단기 수요 증가에 기여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비우호적인 업황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생산설비 증설 시점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것이라며 투자 조절에 들어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박정아 SK온 IR담당은 "지난해부터 전 공장의 수율은 점진적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특히 올해 1분기는 전 법인의 수율이 90% 초중반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배터리 공장 수율은 업계에서 꾸준히 지적 받아온 SK온의 '아킬레스 건'으로 통한다. 통상적으로 공장 수율이 90%는 넘어야 안정적으로 가동된다고 볼 수 있다.
박 IR담당은 "전 공장은 현재 수요 안정화 단계에 진입했으며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원가 경쟁력을 높여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CWN 김정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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