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0 시리즈 재출시·우먼스 라인 인기…"기획력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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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발란스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 전경. 사진=이랜드 |
이랜드월드가 전개하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NEW BALANCE)가 연매출 1조원 달성에 성공했다. 나이키·아디다스 등 대형 경쟁사들이 주춤하는 사이에 거든 '성적표'라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이제는 국내 시장을 호령하는 브랜드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는 지표이기도 하다.
26일 이랜드에 따르면 뉴발란스는 이달 중순 기준으로 국내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2008년 이랜드가 뉴발란스의 국내 운영을 처음 맡을 당시 매출이 250억원이었는데, 16년 만에 40배 성장하며 '단일 브랜드 1조 클럽'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이같은 성장에는 이랜드만의 사업 방식, 즉 '이랜드 웨이(Way)'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뉴발란스 특유의 스포츠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국내 고객 취향을 겨냥한 신발·의류 기획력을 더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경기 불황과 소비 침체 등 대내외적인 악조건 속에서도 오로지 제품력에 집중하며 소비자들을 사로잡는 데 성공한 것이다.
매중 비중이 높은 신발 부문의 '530 시리즈'가 성공의 발판이 됐다. 이 시리즈는 원래 2010년 출시된 기능성 러닝화였으나,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단종됐다. 그런데 이랜드가 글로벌 본사에 역제안해 2020년 패션 러닝화로 재출시 후 누적 200만켤레 이상 판매된 '히트상품'으로 돌변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특유의 패션 감각에 시장을 읽는 능력이 더해진 성과라는 분석이 쏟아졌다.
패션 아이템이라는 인식 제고를 통한 여성 고객층 공략도 성공 요인 중 하나다. 지난 2016년 '피겨 여제' 김연아를 앰버서더로 발탁하면서 본격 가동된 '뉴발란스 우먼스' 라인은 1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연아 다운' 등으로 선전을 거듭했다. 이처럼 균형감과 곡선미를 강조한 차별화된 스타일은 국내 여성 소비자들을 사로잡았고, 이는 브랜드의 주요 성장 동력이 됐음은 물론이다.
이밖에 뉴발란스는 개인의 러닝 방식을 존중하는 '런 유어 웨이' 마라톤 행사 등 스포츠 캠페인 전개하는 것은 물론 브랜드 헤리티지가 담긴 대형 매장 오픈을 통해 MZ세대에 꾸준히 어필해왔다. 특히 지난 10월 '팝업의 성지'로 주목받는 서울 성수동에 약 754㎡(228평) 규모의 매장을 선보이며 트렌드에 뒤지지 않는 브랜드라는 이미지 구축에도 나름 실효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현재 뉴발란스는 백화점 매출 기준으로 나이키에 이어 스포츠 브랜드 2위 자리를 유지 중이다. 아직까지는 나이키의 아성에 다소 밀리긴 하나, 뉴발란스의 선전은 국내 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부단한 노력과 제품 차별성, 그리고 마케팅 노하우만 있으면 '메가 브랜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냈기 때문이다.
이랜드는 지금껏 해왔던 대로 뉴발란스의 상승세를 이끌 전망이다. 이랜드 뉴발란스 관계자는 "'1조 브랜드로 거듭난 것에 자만하지 않고 앞으로도 국내 고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상품과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CWN 손현석 기자
spinoff@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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