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로 자리 옮긴 장동현 "주가 기대 못 미쳐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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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27일 서울 종로 SK서린빌딩 수펙스홀에서 제33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사진=SK㈜ |
[CWN 소미연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27일 서울 종로 SK서린빌딩에서 열린 그룹의 투자전문 지주사 SK㈜ 제33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불발로 끝났다. 주총 불참은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주총 의장직은 장동현 부회장이 수행해왔다. 다만 지난해 주총장에서 최 회장의 불참에 대한 주주 불만이 나오자 "이사회를 통해 논의하겠다"며 장 부회장이 열린 답변을 내놨던 터다.
최 회장의 등장을 기대했던 주주들의 관심은 장용호 사장에게 쏠렸다. 장 사장은 지난해 12월 임원인사에서 SK㈜ 신임 대표이사(CEO)로 선임됐다. 이날 주총에선 이사회 사내이사(신규) 선임안이 통과됐다. 주총을 진행한 장 부회장은 장 사장의 선임 배경에 대한 주주 질문에 "SK㈜가 투자전문회사로 성장하는 과정에 처음부터 관여했다. 그동안 이룬 성과와 기획력 실행 측면에서 리더십 자질이 있다"고 말했다.
장 사장은 1989년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유공에 입사한 후 2015년 SK㈜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PM) 부문장, 2018년 SK머티리얼즈 대표이사 사장, 2020년 SK실트론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하며 SK그룹의 반도체 소재 포트폴리오 강화 및 실적 향상에 기여해 왔다. SK머티리얼즈와 SK실트론 인수를 주도한 선봉장이 바로 그다. 현재는 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에 막중한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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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호 SK㈜ 대표이사 사장. 사진=SK㈜ |
이로써 SK㈜ 이사회는 8인 체제로 재편됐다. 사내이사가 종전 4명에서 3명(최태원 회장, 장용호 사장, 이성형 재무총괄)으로 줄고, 사외이사가 5명으로 유지되면서 사외이사 비율이 기존보다 약 7%p 높아진 62.5%로 집계됐다. 사외이사 가운데 여성은 2명으로 기존 40%의 비율을 지켰다. 이사 보수한도는 전체 이사 수 감소와 그간 이사 보수 실제 집행율 등을 고려해 기존 220억원에서 180억원으로 줄였다.
장 부회장은 이날 주총 진행을 마지막으로 SK㈜ 임기를 마무리한다. 그는 장 사장에게 대표이사직을 넘겨주고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긴다. 오는 2025년까지 SK㈜ 주가를 주당 200만원으로 올리고, 시가총액 14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는 사실상 실현되기 어려운 처지다. 이에 대해 장 부회장은 연신 고개를 숙였다. 그는 "거시 환경을 2021년 기준으로 추산해 차질이 컸다. 지주회사 체계가 복합기업 형태로 돼 있다 보니 구조적으로 주식시장에서 가치 판단을 하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포기하진 않았다. 현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중심으로 각 계열사 파이낸셜스토리를 재검토 중이다. 오는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점검 및 리뷰 시간을 가진 뒤 10월 CEO 세미나에서 방향성을 논의할 계획이다. 장 부회장은 "주주들께 주가로 보답하고 평가받아야 하는데 아쉽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주주가치 제고 방안 관련 논의는 이사회에서 계속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WN 소미연 기자
pink2542@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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