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성 논란 ‘장남‘과 재결탁, 아워홈 기업 이미지에 타격
“재선임 부결된 ‘막내‘ 구지은, 우호세력 확보해 반격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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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본성 아워홈 전 부회장(왼쪽)과 구지은 부회장 사진=아워홈 |
[CWN 조승범 기자] 급식업계 2위 아워홈 경영권을 두고 ‘남매 분쟁’이 재점화됐다. 고(故)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장녀 구미현씨가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과 손잡고 현 대표이사인 막내 구지은 부회장을 이사회에서 밀어낸 것이다.
미현씨는 2021년 동생들과 연합해 구본성 전 부회장을 대표이사에서 해임시킨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보복 운전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구 전 부회장과 다시 손잡아 세간의 따가운 눈총을 받게 됐다. 여기에 향후 구 부회장이 반격을 개시할 카드가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지난 17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아워홈 본사에서 비공개 주총을 열고 장녀 구미현씨와 그의 남편인 이영렬 전 한양대 의대 교수를 사내이사 후보로 하는 주주제안을 가결시켰다. 반면 구지은 부회장을 비롯한 10여명의 사내이사 재신임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비상장사인 아워홈 지분은 장남 구 전 부회장이 38.56%, 장녀 미현씨가 19.28%, 차녀 명진씨가 19.6%, 막내 구 부회장이 20.67%를 보유 중이다. 이번에 손을 잡은 구 전 부회장과 미현씨의 지분을 합하면 절반이 넘는다.
아워홈 경영권을 둘러싼 ‘남매 분쟁’이 발발한 것은 2017년부터다. 당시에는 미현씨의 지지를 얻은 구 전 부회장이 승리했다. 두 번째 분쟁이 일어난 2021년에는 미현씨가 구 부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구 전 부회장이 보복 운전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데다 부진한 경영실적 등으로 세 자매가 의기투합해 등을 돌린 것이다.
그런데 왜 미현씨는 구 전 부회장의 손을 다시 잡은 것일까. 현재 경영보다는 지분 매각에 더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 2022년 오빠인 구 전 부회장과 동반으로 지분 매각을 추진한 바 있다. 이뿐 아니라 구 부회장의 무배당 결정으로 수백억 원대 배당금을 받지 못해 갈등을 빚은 것도 배경으로 작용한 듯하다.
아워홈은 오는 6월 임시 주총을 개최하는데, 자본금 10억 이상 기업은 사내이사가 최소 3인을 확정지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주총에선 미현씨와 그의 남편, 이렇게 두 명밖에 확정하지 못했다.
갑작스럽게 퇴출 위기에 직면한 구 부회장은 해당 임시주총에서 반전을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분 구조상 뚜렷한 대응 방법이 없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구 부회장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리는 등 경영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사모펀드와 같은 우군을 확보해 끌어들인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어찌됐든 아워홈은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게 됐다. 가족간 다툼으로 번진 경영권 분쟁이 장기간 이어져 온 것과 미현씨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구본성 전 부회장과 협력했다는 점은 회사 안팎에서 장기간 회자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구 전 부회장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재판까지 받고 있다. 그는 지난 2021년 11월 이사 보수한도를 초과해 보수를 수령했다는 이유로 회사로부터 3억원의 횡령·20억원의 배임 등 혐의로 고소당한 바 있다.
CWN 조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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