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 첨단 해양기술, 한화오션 선박 제조 경쟁력 시너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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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필리 조선소 전경. 사진=한화그룹 |
[CWN 소미연 기자] 한화그룹이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조선업에 진출한다. 미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Philly) 조선소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맺고, 현지 상선 및 방산 시장 본격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인수 금액은 1억달러(한화 약 1380억원)로,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이 참여할 계획이다.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은 21일 각각 공시를 통해 필리 조선소 인수 계획을 밝히며 오는 11월 주식 취득이 완료될 예정이라고 공표했다. 지분율은 6대 4다. 한화시스템이 883억7000만원가량을 투자해 지분율 60%를 차지한다. 나머지 40%는 한화오션이 552억원을 투자해 확보하기로 했다. 사실상 인수 주체는 한화시스템이다.
한화시스템은 "미국 등 글로벌 시장 진출 및 당사 해양시스템 기술력과의 시너지 사업을 확대하는 것"을 이번 주식 취득의 목표로 삼았다. 한화오션은 "생산거점 확보에 따른 상선·방산 분야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할 예정"이라며 "당사의 상선 및 함정 건조 역량을 결합해 매출 다각화와 미국 시장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필리 조선소는 노르웨이 석유·가스·재생에너지 전문기업 아커(Aker)사의 미국 소재 자회사로 미국 존스법(Jones Act)에 의거해 미국 본토 연안에서 운항하는 상선을 전문적으로 건조한다. 1997년 미 해군 필라델피아 국영 조선소 부지에 설립된 이후 미국에서 건조된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컨테이너선 등 대형 상선의 약 50%를 공급해오고 있다.
뿐만 아니다. 필리 조선소는 미 교통부 해사청(MARAD)의 대형 다목적 훈련함 건조 등 상선은 물론 해양풍력설치선, 관공선 등 다양한 분야의 선박 건조 실적도 보유하고 있다. 해군 수송함의 수리·개조 사업도 핵심 사업 영역 중 하나다. 지난해 7월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해상풍력설치선 철강 절단식에 참석하기 위해 필리 조선소를 찾은 바 있다.
한화시스템은 이번 인수로 자율운항이 가능한 민간 상선 개발 관련 공조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선 및 함정 시스템 스마트십 솔루션인 ECS(통합제어장치)·IAS(선박 자동제어 시스템) 등 최고 수준의 해양시스템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상선 라인업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상선에서 무인수상정·함정 등 특수선 시장까지 빠르게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한화시스템은 필리 조선소 인수를 발판 삼아 향후 글로벌 해양 시장의 주역이 될 것을 자신하고 있다. 최근 세계 함정 시장 동향을 살펴보면 시스템 통합 및 제조 등 첨단 방산 기술 업체의 선전이 두드러지고 있다. 함정전투체계 개발부터 후속 군수 지원 플랫폼까지 모두 보유한 국내 유일 기업인 한화시스템의 역량은 압도적이라 할 만하다.
한화오션은 해외 생산거점 확보를 통해 매출 다각화를 꾀할 계획이다. 필리 조선소가 강점을 가진 중형급 유조선 및 컨테이너선 분야로 수주를 확대해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키워나갈 수 있게 됐다. 한화오션이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선박 기술, 스마트십 기술, 스마트 야드 기술 등을 필리 조선소에 효과적으로 접목함으로써 북미 지역에서 압도적인 기술 및 원가 경쟁력을 갖춘 조선소로 탈바꿈시켜 나갈 예정이다.
필리 조선소가 보유한 미국 내 최대 규모 도크는 향후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의 미국 함정시장 진입 시 함정 건조 및 MRO 수행을 위한 효과적 사업장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미국 함정시장은 해군 함대 소요 대비 생산 공급 부족으로 함정 건조 설비 증설 니즈가 있는 상황이다.
어성철 한화시스템 대표는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이 필리 조선소 인수를 통해 글로벌 선박 및 방산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사업적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히며 "중동·동남아·유럽을 넘어 미국 시장까지 수출 영토를 확장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CWN 소미연 기자
pink2542@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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