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기업·신한, 금리 높이고 혜택 강화...우리·농협·전북 기웃
올해 중 사업 대행 기관 선정...금융권 선정은 내년 1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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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체로 경례하는 군장병들. 사진 = 뉴시스 |
[CWN 권이민수 기자]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 입찰을 두고 은행 간 군장병 붙잡기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특히 국방부가 사업자 선정 업무 담당 대행사를 공개입찰로 결정하면서, 은행마다 다양한 전략을 마련해 군심(軍心)을 잡는다는 방침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주요 은행은 군장병 금융 혜택 강화에 한창이다. 오는 2026년부터 시작하는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을 위한 공개 입찰에 국방부가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은행마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나라사랑카드는 지난 2005년 12월 전자정부 구현 방침에 따라 도입된 체크카드 상품이다. 병역판정검사(징병검사)부터 군 복무, 예비군 임무수행 시까지 약 10년간 급여통장과 결제수단, 병역증, 전역증 등으로 사용된다.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기 나라사랑카드는 신한은행이 발급 업무를 담당했다. 이어 2016년부터 오는 2025년까지는 2기 사업자는 KB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이 공동으로 책임지고 있다.
나라사랑카드 사업자로 선정되면 10년간 매해 20만명 이상의 20대 남성을 새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어 은행권으로서는 입맛을 다실 수밖에 없다. 게다가 군 복무 기간은 물론 전역 이후에도 거래 관계가 지속될 가능성도 높아 잠재적 고객 유치 측면에서도 사업자 선정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또 최근 병사 월급이 크게 오른 점도 나라사랑카드 사업자에 은행권이 욕심내게 만든 이유다. 현역 병장의 월급은 전년 대비 25만원 올라 125만원이 됐다. 내년이면 150만원까지 인상된다. 이 밖에도 '병사 자산형성프로그램'의 정부 지원금도 더해질 예정이어서 장병 1인당 최대 금액은 월 205만원까지 뛸 예정이다.
현 사업자인 국민은행은 이자 혜택 강화를 무기로 3기까지 사업자 지위를 지킨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국민은행은 KB장병내일준비적금 최고금리를 5.5%에서 6.2%로 인상했다. 또 비대면 가입 서비스도 내놔 은행 방문의 번거로움도 개선했다. 군 복무 중 상해보험도 무료로 제공한다.
공동 사업자인 기업은행은 군 패키지를 선보여 나라사랑카드의 군마트(PX), 편의점, 대중교통 할인 혜택을 확대했다. 전월 이용 실적 조건 없이 PX 최대 할인율을 기존 10%에서 최대 20%로 대폭 높였다.
편의점 할인 횟수도 기존 월 최대 2회에서 1일 최대 2회로, 대중교통 할인율은 기존 10%에서 20%로, 최대 할인액도 월 2000원에서 1만원대로 강화했다. 연내 논산 육군훈련소의 나라사랑카드 발급소도 출장소로 전환해 군 장병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군인을 위한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IBK군인라운지도 출시했다. 이 서비스를 통해 장병들은 금융 및 복무일정을 관리하며 장병 특화서비스와 군생활 팁을 제공받을 수 있다. 나라사랑카드, 장병내일준비적금 등 금융상품도 하나로 모아 관리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1기 사업자였던 신한은행은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에 빼앗긴 사업권을 되찾아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신한은행은 군인행복대출, 쏠편한 군인대출 금리를 0.4%포인트(p) 인하하고 최대한도를 1억5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높였다. 군인생활안정자금대출 금리도 0.7%p 인하했다. 신한은행 CSS신용대출 상품에 '병역명문가 우대금리'(0.5%p)를 신설했고, 최고 금리 연 5%를 제공하는 신한 플랫폼 적금(병역 명문가)도 5만좌 한도로 출시했다. 예전보다 큰 규모로 군인 대출상품 금리 우대에 1조원을 쏟아부었다.
우리은행, NH농협은행, 전북은행도 지난 3월 국방부 비공개 공청회에 참여하며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자 입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10일 우리금융미래재단을 통해 육·해·공군사령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에 '우리 히어로' 지원금 5억원을 전달했다. 우리 히어로는 타인의 생명이나 신체를 구하기 위해 희생한 군인과 경찰공무원들을 영웅으로 추대해 이들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농협은행은 오는 16일 국가보훈부·기업은행·국민카드와 함께 청년 제대군인 전용 히어로즈 카드를 출시한다. 전역한 청년들의 사회 적응과 자기 계발에 실질적 도움을 주기 위해 민관이 협업해 만든 카드다.
학원·도서 구입·어학시험 등 자기 계발비나 교통·통신 등 생활편의에 5~20%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전북은행은 지난 3일 보훈 종사자를 위한 무궁화 적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2000좌 한정 판매로 월납입액 1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12개월에 최고 연 4.1%(기본금리 3.0%) 금리를 제공한다.
한편, 이번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은 군인공제회C&C가 아닌 민간 운영대행사를 통한 공개입찰로 진행될 예정이어서 은행권의 전략도 다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6년부터 20년간, 나라사랑카드 사업은 군인공제회 직영 사업체이자 국방 IT분야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기업인 군인공제회C&C가 업무를 위탁받아 왔다. 사업자로 선정된 은행은 군인공제회C&C와의 사업 계약에 따라 나라사랑카드 발급 건당 2000원의 수수료를 군인공제회C&C에 지급한다.
이를 두고 지난 2017년 감사원은 “군인공제회는 나라사랑카드 사업과 관련해 실질적인 투자금액 집행 및 사업 위험 등에 대한 부담 없이도 지난 10년간 74억9000만원의 이윤을 자체 이윤으로 귀속시켰다”며 '나라사랑카드 운영 부적정'을 통보한 바 있다. 전체 병역 의무자 복지 증진을 위해 사용해야 할 사업 이익금이 장교나 부사관, 군무원 등 일부에게 사용될 가능성이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국방부는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을 사업 대행 기관 선정부터 공개입찰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 입찰은 올해 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민간 IT기업도 참여 가능하다. 금융권 사업자 선정은 내년 1분기 진행될 예정이다.
CWN 권이민수 기자
minsoo@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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