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건설도 계획대로…"美 대선 변수 신경 안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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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에너지솔루션의 美 애리조나 공장 조감도. 사진=LG에너지솔루션 |
[CWN 김정후 기자]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배터리 3사가 전기차 수요 둔화에 1분기 부진한 실적을 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더해 전기차 생산 속도 조절과 미 대통령 선거 변수 등 부정적 신호가 켜진 상황에서도 배터리 3사는 투자가 반등을 이끌 수 있다는 입장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G엔솔은 최근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9%, 75.2% 감소한 6조1287억원, 1573억원이다. 매출액 8조14억원, 영업이익 3382억원을 기록한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봐도 각각 23.4%, 53.5% 감소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AMPC)를 제외한 실적은 영업손실 316억으로 사실상 적자를 봤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올린 지 1년도 안됐는데 급격한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이는 LG엔솔만의 위기가 아니다. 증권가에 따르면 LG엔솔과 함께 배터리 3사로 묶이는 삼성SDI와 SK온의 실적도 부진할 전망이다. 삼성SDI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보다 39.3% 감소한 2278억원이다. SK온은 아예 1100억원가량의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배터리 3사가 난관을 맞닥뜨린 이유는 전기차 수요 둔화다. 전기차 1위 기업인 테슬라의 1분기 전기차 인도량은 38만6810대로 전년 동기 대비 8.5% 줄었다. 같은 기간 제너럴모터스(GM)도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한 1만6425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이에 포드는 북미 지역 전기차 출시 계획을 일부 연기했고 GM도 전기 트럭 공장 개설을 1년 미뤘다.
미국 대통령 선거도 배터리 3사의 발목을 잡는 요소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 후보는 당선 시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선언했다. 그는 미시간주 유세에서 "난 우리가 세계 그 어느 국가보다 휘발유가 많기 때문에 휘발유를 많이 쓰기를 바란다"며 "임기 첫날 전기차 (보조금 지원) 명령 폐기에 서명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부진한 실적과 부정적인 전망에도 배터리 3사는 계획된 투자를 이어간다. LG엔솔은 올해 10조9000억원을, 삼성SDI는 6조5000억원을 설비 투자에 들인다. 양사는 '차세대 배터리'로 지목된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 개발 및 생산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SK온은 올해 외부 자금을 받아가면서 까지 7조5000억원 가량의 설비 투자에 나선다. 이와 함께 포드와 설립한 배터리 합작 회사 '블루오벌SK' 투자도 계획대로 진행한다. 블루오벌SK는 현재 미 테네시주에 배터리를 포함한 대형 자동차 생산 단지 '블루오벌시티'를 건설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 둔화로 예견된 실적 부진"이라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차세대 배터리 개발 및 양산,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합작공장 가동 등에 힘입어 향후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IRA 등 전기차 보조제도가 폐지되면 최대 수혜 국가는 중국일텐데 트럼프 후보의 지지 기반을 고려했을 때 중국에 이득이 되는 행보를 보이진 못할 것"이라며 "미 대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바뀌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CWN 김정후 기자
kjh2715c@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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