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건전성 지표가 수익과 영업이익에 영향 미쳐
"내년 카드업계 순위 지각변동 있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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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카드 본사(왼쪽)와 신한카드 본사(오른쪽). 사진 = 삼성카드·신한카드 |
[CWN 권이민수 기자] 삼성카드가 지난 10여년간 카드업계 1위를 유지 중인 신한카드와의 격차를 100억원대까지 줄이며 맹추격하고 있다. 최근 카드사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자산건전성이 개선되면서 이미 수익성과 영업이익 부분에서는 신한카드를 앞질러 업계 1위 등극에 파란불을 켰다. 내년 초 카드 업계 왕좌가 뒤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지난 상반기 362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이는 전년 동기(2906억원) 대비 24.8%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업계 1위 신한카드도 당기순이익 3793억원으로 1년 전(3169억원)보다 19.8% 늘었지만, 증가폭은 삼성에 미치지 못했다.
이로써 양사의 순익 격차는 165억원까지 좁혀졌다. 특히 지난 2020년 말 기준 2000억원 가량의 격차가 있던 것을 감안하면 삼성카드 약진이 눈에 띈다.
최근 삼성카드 약진 비결은 자산건전성이 꼽힌다. 삼성카드의 건전성 지표가 신한카드보다 우위에 있어 수익성이 더 좋았다는 뜻이다.
실제 6월 말 기준 삼성카드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은 0.99%로 지난 3월 말 1.07%와 비교하면 0.8%포인트(p) 개선됐다. 전년 동기 1.10%보다는 0.11%p 낮아졌다. 신한카드(1.44%)는 물론, KB국민카드·하나카드·우리카드 등 5개 전업 카드사와 비교해도 유일한 0%대다.
이에 따라 대손충당금도 줄었다. 대손충당금은 카드사들이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 비율 등을 고려해서 부실이 예상되는 채권에 대비하며 적립한 비용이다. 삼성카드는 낮은 연체율로 비교적 낮은 대손충당금 316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3716억원) 대비 14.9% 감소한 규모다.
연체율 상승의 주범으로 언급되는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장·단기카드대출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그 결과 삼성카드는 수익성·영업이익 모두 신한카드를 제쳤다.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을 비교하면 삼성카드가 2.8%, 신한카드가 1.8%로 1%p 삼성카드가 우위에 있다. 삼성카드의 영업자산은 올 6월 말 기준 24조8451억원으로 신한카드(38조5125억원)보다 13조원 이상 낮지만, 순이익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며 경영 효율성 측면에서 신한카드를 압도했다. 영업이익(세전기준)도 올해 상반기 삼성카드가 4898억원으로신한카드(4893억원)보다 앞섰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카드업계를 둘러싼 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자산건전성 관리에 집중하고, 내실 기반의 효율경영을 강화하는 한편 데이터 사업경쟁력 확보 등 미래성장기반 마련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시장 상황에 따라 삼성카드의 영업전략이 올해 좋은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에는 카드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점쳤다.
이와 함께 서 교수는 "삼성카드는 좋은 건전성을 유지하며 신상품으로 시장 지배력을 향상시키고, 신한카드는 건전성 관리를 잘하면서 기존 확보된 고객을 강점으로 부각시킨다면 좋은 경쟁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CWN 권이민수 기자
minsoo@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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