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서 영풍과 표대결…'75년 동업' 끊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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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열린 고려아연 제50기 정기주주총회. 사진=고려아연 |
[CWN 김정후 기자] 고려아연이 서린상사와의 관계 정리에 나서면서 다시 영풍과의 '한지붕 두가족' 체제를 청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서린상사의 원료 공동 구매 등 인력·정보 교류에서 영풍과의 협업을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린상사는 영풍의 비철금속 분야 계열사로 고려아연이 66.7%, 영풍이 33.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렇듯 지분은 고려아연이 더 많지만 서린상사의 경영은 영풍 측이 맡고 있다. 서린상사는 지난해 매출 1조5290억원, 영업이익 175억원을 기록하며 영풍 내의 '알짜 계열사'로 통한다. 업계에서는 고려아연이 이 서린상사와의 관계 정리를 통해 영풍과의 분리 수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 관측하고 있다.
영풍의 장 씨 일가와 고려아연의 최 씨 일가는 1949년 장병희·최기호 창업주의 동업으로 영풍그룹을 설립하며 75년 동업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이들의 갈등이 본격적으로 드러난 것은 지난 주총으로 양측은 당시 결산배당금과 정관변경안을 두고 맞붙은 바 있다.
고려아연은 실적 부진에 배당금을 5000원으로 줄이자고 제안했으나 영풍은 고려아연 측이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한 것에 따른 실적 하락이라며 유지를 주장했다. 신주 발행 대상에 대한 정관 변경도 신사업에 대한 시각차로 양측의 의견이 갈렸다.
지난 주총에서 결산배당금은 고려아연 측, 정관변경은 영풍 측의 주장대로 결정됐다. 이렇게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임에도 자금과 분리 절차 등 현실적 문제로 '분가'는 없으리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인적분할을 시도하는 고려아연의 움직임에 따라 다시 경영권 분쟁과 계열 분리에 대한 전망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이날 CWN과의 통화에서 "서린상사와 관련해서 인적분할을 검토 중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이어 "서린상사 이사회 재구성이나 별도 종합상사 설립 등의 보도에 대해서는 논의되지 않은 부분이라 말씀드릴 게 없다"고 밝혔다.
CWN 김정후 기자
kjh2715c@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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