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성장 위한 비메모리 분야 사업 확대…전기차 시장 진출, 핵심 칩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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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키파운드리 직원들이 8인치 웨이퍼 공정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SK키파운드리 |
[CWN 소미연 기자] SK그룹의 반도체 사업이 메모리에서 파운드리(위탁생산)로 확대되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로 AI 반도체 시장 주도권을 확보한 데 이어 미래 시장으로 꼽히는 화합물 전력반도체 개발·생산에 뛰어들어 비메모리 분야 육성과 함께 매출 구조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운전대는 SK키파운드리가 잡았다. SK키파운드리는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자회사로, 다품종 소량 생산에 적합한 8인치 웨이퍼 기반의 전력반도체와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마이크로컨트롤유닛(MCU) 등 비메모리 반도체를 주로 위탁 생산 중이다. 현재 연내 개발 완료를 목표로 차세대 전력반도체로 불리는 질화갈륨(GaN) 공정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안팎의 기대감은 크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SK키파운드리는 650볼트(V)의 GaN 고전자 이동도 트랜지스터(HEMT) 소자 특성을 최근 확보했다. 650V GaN HEMT는 전력 효율이 높아 기존의 실리콘 기반 제품보다 성능과 내구성이 뛰어나고 소비 전력을 낮출 수 있다. 고속 충전 어댑터, LED 조명, 데이터센터와 ESS, 태양광 마이크로 인버터 시장에서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고객사들과 협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앞서 SK키파운드리는 GaN 전력반도체의 시장성과 잠재력에 주목해 2022년 정식으로 팀을 구성하고 GaN 공정을 개발해 왔다. GaN은 고속 스위칭 및 낮은 ON저항 특성을 가졌다. 기존 실리콘 기반의 반도체보다 저손실, 고효율, 소형화가 가능해 주로 전원 공급 장치,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태양광 발전 인버터 등에 사용된다. 시장조사기관 OMDIA에 따르면, GaN 전력반도체 시장은 2023년 5억불에서 2032년 64억불까지 연평균 3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키파운드리는 650V GaN HEMT를 기반으로, 다양한 전압의 GaN HEMT와 GaN IC까지 제공할 수 있는 GaN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회사 측은 "SK키파운드리의 강점인 고전압 BCD와 더불어 차세대 전력반도체를 준비 중"이라면서 "GaN 뿐만 아니라 향후 SiC까지 라인업을 넓혀 전력반도체 전문 파운드리로 자리매김하겠다"고 전했다.
분기점은 올 하반기로 예상된다. SK키파운드리는 이르면 7월부터 테슬라 전기차에 탑재되는 전력관리칩(PMIC) 생산에 나선다. 업계에선 신뢰성과 성능이 담보돼야 하는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 SK키파운드리가 글로벌 전기차 1위 테슬라와 협업하는 만큼 연쇄 수주에 성공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실제 SK키파운드리는 보쉬, 콘티넨탈 등 세계 10대 자동차 부품 업체들이 진행하는 생산품질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력반도체 사업 확대로 전기차 시장에 첫발을 내딛게 되면서 SK의 파운드리 역량 강화도 기대될 만하다. TSMC, 삼성전자의 과점으로 진입장벽이 높았던 파운드리 영역에 도전할 기회다. SK하이닉스도 지속 성장을 위해선 현재 주력인 메모리반도체 외 시스템반도체 개발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SK키파운드리의 전신 키파운드리를 인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사명 변경은 인수 1년 4개월 만인 올해 1월 이뤄졌다. 이는 통합(PMI) 작업 완료와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사업 본격화를 알린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한편 전력반도체는 전기를 활용하기 위해 직류·교류 변환, 전압·주파수 조정 등 전력의 변환·안정·분배·제어 기능을 수행하는 반도체다. 전기차 분야에서 높은 성장이 기대된다. 차량용 전력반도체가 내연기관차에 200~300개 투입됐다면 전기차는 1000개 이상이 필요하다. OMDIA에 따르면, 차량용 전력반도체 시장은 2023년 208억달러에서 2028년 325억달러 규모로 연평균 9.3% 성장이 전망된다. SK키파운드리 측은 "최고 성능을 갖춘 차량용 고전압 BCD 공정 제공을 위한 개선을 지속해왔다"고 기술 개발 노력을 강조했다.
CWN 소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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